예수께서는 헤르몬 산에서 25킬로미터쯤 떨어진 카이사레아 빌립보 지방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실 때, 사도들에게 깜짝 놀랄 만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 얼마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왕국에 오는 것을 틀림없이 보게 될 것입니다.”—마태복음 16:28.

예수께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인지 제자들은 틀림없이 궁금할 것입니다. 1주일쯤 지나, 예수께서는 세 명의 사도 즉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십니다. 그 세 사람에게 졸음이 쏟아졌던 것으로 보아, 분명 밤일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던 중에 그들 앞에서 변형되십니다. 세 사도가 보니, 그분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겉옷은 빛처럼 눈부시며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다음, “모세와 엘리야” 모습의 두 인물이 나타납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있게 될 예수께서 떠나실 일’에 관해 그분과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누가복음 9:30, 31) 예수께서 떠나실 일이란 그분이 최근에 말씀하신 그분의 죽음과 뒤이어 있을 부활을 가리킬 것입니다. (마태복음 16:21) 이 대화를 보면, 베드로가 권한 것과는 반대로 예수의 굴욕적인 죽음은 결코 피해야 할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잠에서 완전히 깬 세 사도는 몹시 놀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귀를 기울입니다. 그것이 환상인데도 어찌나 실감 나는지, 베드로는 그 장면에 직접 끼어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랍비, 우리가 여기 있어서 좋습니다. 우리가 천막 셋을, 하나는 선생님을 위해, 하나는 모세를 위해, 하나는 엘리야를 위해 세우게 해 주십시오.” (마가복음 9:5) 베드로가 천막을 세우려는 것은 이 환상이 좀 더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까?

베드로가 말하고 있을 때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음성이 들립니다. “이는 사랑하는 내 아들이다. 내가 그를 승인하였다. 그의 말을 잘 들어라.” 사도들은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무서워서 얼굴을 숙이고 엎드립니다. 그때 예수께서 “일어나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고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17:5-7) 세 사도가 눈을 들어 보니 예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환상이 끝난 것입니다. 날이 밝아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 예수께서는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일으켜질 때까지는 이 환상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마태복음 17:9.

그 환상에서 엘리야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사도들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왜 서기관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십니다. “엘리야가 이미 왔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마태복음 17:10-12) 예수께서는 엘리야와 비슷한 역할을 한 침례자 요한에 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엘리야가 엘리사를 위해 길을 준비했듯이, 요한은 그리스도를 위해 길을 준비했습니다.

이 환상은 예수와 사도들에게 참으로 힘이 됩니다! 그리스도의 왕국 영광을 미리 보여 준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제자들은 예수의 약속대로 “‘사람의 아들’이 자기 왕국에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태복음 16:28) 그들은 산에 있으면서 “그분의 장엄함의 목격 증인”이 되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가 하느님께 선택된 왕임을 증명하는 표징을 요구했지만, 예수께서는 그런 표징을 하나도 주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의 가까운 제자들은 왕국 예언을 확증해 주는 예수의 변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후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더욱 확실해진 예언의 말씀이 있습니다.”—베드로 후서 1:16-19.